ARTIST

박근주

Keun Ju Park

박근주 작가는 건축물의 색채와 구조적 면을 극대화하여 추상적 형태로 재구성하는 조형적 실험을 통해, 현실과 이상 사이의 경계를 탐색한다. 실재하는 시각적 요소들을 이상적으로 변형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본다’고 믿는 세계가 얼마나 주관적인 인식 위에 놓여 있는지를 환기시킨다. 


작가는 이미지와 실재의 간극에 주목한다. 사진이나 화면 속 이미지로 각인된 장면은 종종 실제보다 왜소하거나 과장되며, 형태는 기억 속에서 변형되기 쉽다. 그러나 실물과 마주하는 순간, 기존의 시각 경험은 오히려 인식을 왜곡하며 혼란을 야기한다. 이 지점에서 작가는 "이상은 과연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한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작업의 근원에는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본질적 질문이 자리한다. 신은 실재하는가, 혹은 인간의 이상적 사고가 만들어낸 개념에 불과한가. 우리의 인식은 실체 없는 이미지에 기대어 형성되며, 결국 믿음과 관념이 실재를 대신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시선을 현실의 차원으로 확장시켜, 눈앞에 존재하는 세계조차 온전히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사유로 이어진다.


작가는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장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 개념을 매개로, 감각적 현실 너머의 본질에 접근하고자 한다. 플라톤이 감각의 세계를 불완전한 그림자로 보았듯, 작가의 작업은 건축의 조형 요소를 감각을 초월한 이상적 이미지로 전환하며, 실재에 대한 인식의 경계를 유연하게 흔든다. 동시에, 보드리야르가 제시한 이미지의 과잉 속에서 실재와 허상이 전도되는 동시대의 지각 구조를 반영한다.


결국 작가의 작업은 현실과 이상, 실체와 이미지, 본질과 허상 사이를 유영하며 끊임없는 질문을 제기한다. 우리가 바라보고, 기억하며, 믿는 세계는 과연 실재인가. 혹은, 이상을 현실로 오인한 채 살아가는 것인가. 작가는 이와 같은 존재론적 질문을 시각적 언어로 치환하며, 조형 너머의 사유를 관객에게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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