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한상윤
Sang Yoon Han
한상윤 작가는 돼지에 내재된 ‘행복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팝아트의 대중성과 한국적 획의 미감을 조화롭게 융합시키는 작가다. 먹과 선의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이를 서구 모더니즘 회화의 감각과 접목해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며 한국 팝아트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그 회화는 단순한 캐릭터 작업을 넘어 감정의 미학과 시대적 통찰이 깃든 도상으로 진화했으며, 대만·중국·미국·일본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 및 아트페어에서 주목받고 있다. 매 전시마다 작품이 완판되며, 해외 주요 매체의 단독 인터뷰가 이어지는 등 작가는 자신만의 화법과 세계관으로 꾸준히 이력을 확장하고 있다.
작가는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서는 유쾌한 이미지 속에, 시대를 읽는 통찰과 인간적 유머를 함께 녹여낸다. 특히 대표 연작 ‘피그팝(Pig Pop)’은 단순한 형상을 넘어 사랑과 관계, 공동체적 감정의 온기를 시각 언어로 전개한 정서적 회화다. “예술이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쉴 때, 미술의 사회적 존재감은 더욱 공고해진다”고 말하는 그는, 폐쇄적 담론보다 감정의 진정성을 기반으로 한 대중성과 따뜻한 위안에 무게를 싣는다.
최근의 ‘모던타임스(Modern Times)’ 연작은 기존 피그팝 시리즈의 연장선 위에서 인간 감정의 다채로운 결을 조형적으로 응축한 작업이다. 희로애락과 같은 감정의 파장을 하나의 화면에 겹겹이 쌓아내며, 작가는 인내와 수용의 정서 속에서 ‘치유의 감각’을 제안한다. 진정한 행복은 감정을 숨기지 않고 마주할 때 찾아온다는 그의 해석은, 작품 속 피그팝의 다정한 표정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
‘럭키 드로잉(Lucky Drawing)’이라 명명된 이 회화들은 돼지 도상을 통해 행복과 승리를 상징하며, 관람자에게 내일을 향한 긍정의 에너지를 건넨다. “하나의 표정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 우리는 어떤 얼굴로 내일을 맞이해야 하는가”라는 질문 아래, 작가는 다양한 감정의 형상들을 자유롭고 유려한 선율로 펼쳐낸다. 감각적인 색채와 힘 있는 획, 여백의 구성은 동서양 회화 문법의 조화를 바탕으로 구축된 작가만의 독자적 언어다. 이 속에서 돼지는 개인의 기억과 감정을 상징하는 감정의 매개체로 자리잡는다.
작가는 5세부터 지필묵을 다루며 전통 회화의 기본기를 익혀왔다. 서예적 필법과 현대적 감각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그의 회화는 오랜 시간 축적된 훈련과 감수성의 집약이며, 시대를 통과하는 정서적 언어로 작동한다. 피그팝은 그 언어가 가장 밝고도 섬세한 형상으로 발현된 결과물이며, 동시대 회화가 감정을 품고 사회와 교감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그림 속 피그팝은 환하게 웃고 있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그것은 작가의 내면, 시대의 상처, 누군가를 향한 따뜻한 위로의 얼굴이며, 관람자 각자의 감정을 투영하는 또 하나의 거울이다. 단순한 이미지 이상의 것을 담아내는 그의 회화는 감정의 보편성과 예술의 본질적 위로를 함께 품으며, 시대적 미감과 서정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조용한 공감을 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