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I'm here with you
남지형, 변대용, 제니박, 정세윤
2026.02.14 - 03.12
〈I’m here with you〉는 말로 설명되기 이전에 이미 전해지는 사랑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시다. 이 문장은 고백이라기보다 약속에 가깝고, 외침이 아닌 속삭임처럼 조용히 건네진다.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인간과 동물 사이에 오랜 시간 켜켜이 쌓여온 말 없는 애정과 깊은 유대의 결을 따라가며, 침묵 속에서 유지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단단해져 온 관계의 시간을 바라본다.
남지형, 변대용, 제니 박, 정세윤은 동물을 대상이나 상징으로 환원하지 않고, 감정을 주고받으며 삶의 시간을 함께 나누는 존재로 확장한다. 이들의 작업 속에서 동물은 관찰되거나 소유되는 대상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살아가며 기쁨과 불안, 상처와 회복을 공유하는 하나의 존재로 우리 앞에 선다. 이러한 시선은 인간 중심적인 질서를 잠시 멈추게 하며, 관계 그 자체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이자 동시에 인간을 위로하고 회복으로 이끄는 존재로 나타난다. 말을 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분명해지는 감정, 조건 없이 곁에 머무는 태도, 상처 난 마음을 조용히 감싸는 온기. 작가들은 이러한 순간들을 회화와 조형, 이미지의 언어로 섬세하게 포착하며, 사랑의 본질과 우리가 관계를 맺는 방식을 다시 묻는다.
이번 전시는 불꽃처럼 순간적으로 타오르는 감정보다, 시간 속에서 지속되며 축적되는 애정과 돌봄을 통해 길러지는 신뢰, 함께 살아간다는 선택이 동반하는 책임에 가까이 다가간다. 발렌타인 데이라는 상징적인 시간 위에 놓인 이 전시는 사랑이 얼마나 다정한 방식으로, 또 얼마나 조용한 힘으로 삶을 지탱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관객들은 작품 앞에 머무르며 사랑받는 존재로서의 자신을 돌아보고, 동시에 누군가에게 “나는 여기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로서의 자신을 천천히 마주하게 될 것이다.